갑술 甲戌 雷天大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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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술 甲戌  雷天大壯

갑술의 갑목은 불을 붙이면 금방 활활 타오르는 바짝 마른 노목이다.
베어져 땔감이 되거나 재목으로
팔려나간다.
체도 정신도 탈진한 상태이다.
한시대를 풍미하고  이제 물러날 때이다.
속은 비었으나 겉은 화려하다.

술토는 용광로이다.
금을 단련아닌 제련한다.
금을 수확한다.
일년 농사를 마무리짓는 시기다.
농사는 화의 여정과 궤를 같이한다.
불씨를 심장하여  삼동심천을 건너야 한다.

갑술의 괘상은 雷天大壯이다.
우뢰가 하늘위에서  울부짖는다.
'나 여기까지 왔노라'
마치 선언하는 듯하다.
온갖 고난과 음해를  물리치고 그 위상이
정점에 다다랐다.

갑술은  늦가을  단풍든 고목이다.
보기에 아름다우나 세파에 많이 시달렸다.
잘 익은 과일을 주렁주렁 달고 수확을
기다리는  과수를 닮 았다.
내것 아닌 내것을 갖기 위해 몸바쳐
헌신하는 사람이다.
새로 태어날  후세를 위해 이제 물러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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